코로나19 이후 외식과 외출을 삼가하는 분위기가 이어지면서, 비대면 배달의 시대가 열렸습니다. 도로 위에는 음식 배달을 하는 오토바이를 많이 볼 수 있는데요.
배달 시간에 맞추기 위해, 조금이라도 더 빨리 배달을 하기 위해 도로 위를 바쁘게 달리다가 순간적인 실수로 신호위반을 한 배달기사가 교통사고로 크게 다쳤다면, 산재 처리가 가능할까요?
위 기사는 오토바이로 업무 중 신호위반으로 인해 발생한 사망 사고를 업무상 재해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한 서울행정법원 판결입니다. 산재보험법 제 37조 제 2항은 "근로자의 고의·자해·범죄행위 또는 그것이 원인이 되어 발생한 부상·질병·장해 또는 사망은 업무상 재해로 보지 않는다"라고 규정하고 있다는 것이 그 이유입니다.
이 포스팅 주제에 관심을 가지고 제 블로그에 방문해주시는 분들이라면 아시겠지만, 신호위반 교통사고의 산재승인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근로복지공단 최초 신청만으로 승인이 될 확률은 굉장히 희박하고, 승인 사례가 있다고 하더라도 행정소송까지 진행한 뒤 승소하여 인정받은 사례가 대부분입니다. 유사한 건으로 재해를 입으신 근로자는 부상 치료에 집중할 겨를도 없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병원비로 인해 낙담하고 계실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오늘은 배달 기사 신호위반 사고건과 관련하여, 제가 직접 상담 후 진행하여 승인으로 이끌어 낸 사례를 소개해드리고자 합니다.
재해개요 : 신호위반하여 직진하던 중 좌회전 차량과 충돌한 재해자
재해자는 음식 배달 기사였습니다. 배달을 완료한 후 다음 배달지로 이동하던 중 사고가 발생하였습니다. 재해자는 사고 발생 지점의 신호기를 보지 못한 채 신호를 위반하여 직진하였고, 그러던 중 좌회전 차량과 충돌하게 되었습니다. 과실비율은 당연하게도 재해자 100, 피해차량 운전자 0으로 결정되었습니다. 재해자는 해당 사고로 인해 흉추 4번, 5번 골절(S22090), 좌측 슬관절 전·후방 십자인대파열(S8352, S8353), 좌측 하지의 열린 상처(S7111) 진단을 받았습니다. 근육 파열과 피부 결손 정도가 심하여 중환자실로 이송되었고, 여섯 차례의 수술을 받았습니다. 주치의는 여러차례의 피부이식과 외과적 수술이 필요한 상태이며, 향후 2년간 경과 관찰이 필요하다는 소견을 제시하였습니다. 문제는 재해자는 실비보험을 포함한 모든 보험의 보험금 지급이 면책되어 자비로 치료비, 수술비를 감당하여야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가족분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상담을 진행했고, 저는 작은 가능성도 포기하지 않겠다는 마음으로 사건을 수임하게 되었습니다.
사건 해결의 실마리 : 신호위반에 재해자의 "고의"가 없었음을 규명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산재보험법 제37조 제2항은 "근로자의 고의·자해·범죄행위 또는 그것이 원인이 되어 발생한 부상·질병·장해 또는 사망은 업무상 재해로 보지 않는다"라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저는 재해자의 신호위반이 "고의"가 아니었다는 것을 입증해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재해자의 진술을 포함한 관련된 모든 자료를 최대한 수집하여, 사고 당일 재해자의 사고 발생 경위 등을 자세하게 조사하였습니다.
사고 당일은 우천으로 인해 도로 상황이 좋지 않았으며, 재해 시점은 퇴근 시간대인 19시로 교통이 매우 혼잡한 상태였습니다. 또한 재해자는 헬멧을 착용하고 있어 시야 확보에 제한이 있었습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재해가 발생하였던 신호기의 앞 전 신호기가 고장나, 교통 경찰의 수신호를 받고 직진하던 중 약 20m 앞의 신호기를 다시 확인하지 못한 채 직진하게 되었다는 진술이 확보되었습니다. 저는 위와 같은 재해 발생 경위를 강조하며, 재해자의 신호위반은 고의가 없는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라고 주장하였습니다.
또한 재해자는 신호위반 시점 과속한 정황이 없었으며, 평소의 운전경력 및 운전습관 등에서 문제가 없다는 점도 함께 강조하며 주장에 힘을 실었습니다.
결론 : 업무상 재해로 인정되어 산재 승인
이 외에도 동료근로자 진술, 목격자 진술, 블랙박스 영상 등을 최대한 확보하였습니다. 재해 경위, 운전 능력, 고의성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면 재해자의 신호위반은 경미한 주의의무를 위반에 가까우며, 비난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점을 중심으로 공단을 설득하였고, 약 한 달간의 기다림 끝에 산재 승인을 이끌어 냈습니다.
좋은 결과로 이어지면서, 재해자는 입원일까지의 휴업급여와 요양비를 지급받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주치의가 예상보다 긴 요양기간이 필요하다는 소견을 제시했지만, 걱정보다는 치료와 회복에만 집중할 수 있게 되었다는 말씀에 뿌듯함과 보람을 느꼈던 사건입니다.
신호위반 등 12대 중과실 교통사고 사건은 산재전문노무사에게
신호위반, 속도위반, 앞지르기 위반 등 12대 중과실과 업무상 사유가 함깨 문제가 되는 경우 산재 최초 신청의 승인을 돕겠습니다. 노하우가 있는 전문 노무사와 함께하여 산재 승인 확률을 높이시길 바라겠습니다. 늘 그래왔듯 언제나 재해자의 입장에서 헤아리는 노무사로 열심히 도와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