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산재전문노무사, 노무법인 이룰 강가을 대표 노무사입니다.
한 어머님께서 늦은 저녁에 연락을 주셨습니다. 남편분의 뇌출혈로 인해 가족의 생계가 흔들리고 막막한 상황 속에 산재처리를 받을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는 저를 찾아주신 것이었습니다.
남편분께서는 현재 신문배달과 택배 일을 병행하고 계셨다고 했고, 하루 평균 12시간 이상을 거리 위에서 일하면서도 제대로 된 휴게시간 없이 가족을 위해 생계를 책임지고 계셨다고 전해주셨는데요.
그렇게 하루하루 성실하게 보내던 남편분께서는 신문배달을 하던 중 급성 뇌출혈로 아파트 계단에서 쓰러지신 것입니다. 그러다 그곳을 지나가던 사람에게 발견되었고, 다행히 의식은 회복하셨지만 심각한 인지장애와 언어장애가 남게 되었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이 사건은 과로로 인한 뇌출혈이 업무와 관련되어 있다는 점을 입증하기 위해 고군분투하여 결국 장해급여 12급 승인을 받았고, 일시금으로 1,200만 원이 넘는 금액을 받아낼 수 있었습니다.
혹여나 가족분께서 일을 하시다가 갑작스러운 뇌출혈로 쓰러지신 상황이라면, 오늘 사례를 참고하셨으면 좋겠습니다.
근로자성부터 입증했습니다
산재 보상을 받기 위해서는 먼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해야 합니다. 그러나 의뢰인의 남편분께서는 제대로 된 근로계약서도 없이 신문배달과 택배 일을 병행해오신 상황이었는데요.
회사의 요청에 의해 3.3% 프리랜서로 근무하였던 의뢰인과 같은 경우, ‘계약상 자영업자' 로 볼 여지가 있어 이를 입증해야 했습니다. 실제로 의뢰인이 작성하였던 계약서는 근로계약서가 아닌 “용역계약서”였고, 기본급 없이 신문과 택배 배달 부수에 따른 성과급만이 지급되고 있었습니다.
의뢰인과 같이 근로계약서 없이 프리랜서 형식으로 일한 근로자라도, 회사로부터의 사용종속관계 인정을 받게 된다면 근로자성에 대해 주장해볼 수 있습니다만, 이 과정은 결코 쉽지 않습니다.
저는 그럼에도 걱정과 불안에 가득찬 어머니의 눈을 보고 다짐했습니다. 할 수 있는 모든 자료를 찾아 반드시 산재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돕겠다고요.
그렇게 아래 표의 기준들을 바탕으로 실질적으로 종속관계가 있었다는 근거를 찾아, 실질적인 근로자로 산재 보상 가능성을 파악했습니다.
발로 뛰며 업무상 과로를 입증했습니다
업무상 과로에 의한 뇌출혈을 입증하기 위해서는 법적으로 요구되는 기준을 충족시켜야 했습니다.
과로성 뇌심혈관 질환은 업무상 과로 기준에 맞춘 근로시간, 휴게시간, 업무상 가중요인 분석이 필요한데요.
문제는 재해자분께서 언어장애가 심한 상태였기 때문에, 직접 일과표를 받기 어려웠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동료근로자, 배우자, 가족들의 진술을 반복하여 분석하며 하루 일과를 재구성하였고 이를 통해서 출퇴근시간, 평균 수면 및 이동시간을 분석해 "회사가 볼 수 없던 시간까지 노동이었다"는 점을 설득력 있게 구조화하기로 했습니다.
다만 객관적인 근거가 부족했기에 직접 '발'로 뛰었습니다.
가족분들은 물론, 이웃사촌, 동료 배달기사 그리고 거래처 사무소 직원 등 '생활 속 진술인'을 적극적으로 섭외하고 협조를 구하여 다층적인 진술서를 구성했습니다. 다수의 진술을 확보함으로써 진술의 조작 가능성을 낮추고, 객관적인 신뢰도를 높일 수 있었죠.
재해자의 평소 예상 배달루트 지도를 만들었으며 더불어 평균 운행거리, 배송수량 등 디지털 정보들을 예상•취합하여 의뢰인의 근무시간이 주당 60시간을 훌쩍 넘는 중노동이었음을 간접적으로 입증했습니다.
그 결과 근무지로부터 출근 시간과 퇴근 시간들을 확인할 수 있었고, 이를 종합하여 일 평균 근무시간을 파악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출퇴근 사이에 쉬고 있는지는 확인하기는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실제로 근무한 시간을 입증하기 위해 배달루트 지도를 기준으로 이동 거리와 차량 운행 속도를 고려하며, 실제 근무시간과 휴식 가능성 여부를 체크했습니다.
동료 배달기사분들의 협조를 받아 배송수량에 따른 근무시간에 대한 조언을 구하며, 몇 부 정도를 배달하면 대략 몇 시간이 소요되는지까지 파악했죠.
12주 평균근로시간 75시간, 4주 평균근로시간 79.3시간이라는 어마어마한 시간을 가장이라는 책임감으로 버티며 업무를 해오셨음을 확인하실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퍼즐을 하나하나 맞춰가다 보니, 업무상 과로 기준에 부합할 수밖에 없는 산재처리의 강력한 입증자료가 만들어질 수 있었죠.
결국, 산재 승인을 이뤘습니다.
이번 사건은 가족의 생계를 오롯이 한 근로자분이 책임지고 있던 상황에서 예기치 못한 일이 발생한 안타까운 사례였습니다.
산재 승인을 받기 위해서는 주치의의 소견서가 반드시 필요했지만, 주치의는 이를 산재가 아닌 개인 질환으로 판단하며 소견서 발급을 거부하였고, 이로 인해 절차 진행에 큰 어려움이 있었죠.
하지만 근로자분의 가족들의 모습을 마주할 때마다 결코 포기할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몇 번이고 찾아가 상황을 설명드리고 설득했습니다.
결국 주치의의 협조를 얻어 산재 인정에 필요한 소견서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산재 승인의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공단에 산재승인 자체가 향후 간병 및 치료비 마련을 위한 유일한 희망이라는 점을 상세히 피력하며 '노동복지 관점'에서의 승인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그 결과, 장해급여 등급으로 제12급을 승인받고 일시금으로 1,200만 원 이상의 금액을 지급받을 수 있었습니다.
이번 사례의 핵심은 뇌출혈이라는 질병이 업무와 연관되어 있다는 점을 어떻게 입증하느냐였습니다. 그리고 그 연결고리는 ‘과로’였습니다.
하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근태관리 기록이 부실하거나 아예 존재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다 보니 과로의 정도가 산재 기준을 충족하는지 판단할 수 있는 객관적인 자료를 확보하기 어려운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럼에도 저는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포기하지 않으셔도 된다고요.
함께 일했던 동료들의 진술, 배달 경로와 배송 건수 같은 업무의 흔적들을 하나씩 모아가다 보면, 충분히 과로의 실체를 입증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이번 사례에서도 그렇게 하나하나 증거를 모으며, 산재 승인이라는 결과를 이끌어낼 수 있었습니다.
산재 보상을 위한 길은 때로는 막막하고 외로울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길을 누군가 옆에서 함께 걷고, 앞장서서 길을 만들어 간다면 생각보다 훨씬 수월하게 느껴지실 겁니다.
저는 그런 길동무가 되려 합니다.
언제 어디든, 여러분이 계신 곳으로 직접 찾아가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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