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산재 전문 강가을 노무사입니다.
노무사로서 의뢰인을 처음 마주할 때, 마음이 무거운 순간이 있습니다. 바로 "시간이 너무 많이 흘러서 안 될 것 같은데..."라며 말끝을 흐리시는 분들을 뵐 때인데요.
오늘 소개해 드릴 의뢰인께서도 그러셨습니다.
2000년에 처음 허리를 다치셨고, 지금으로부터 20년 전인 2006년에 요추 3-4-5번 고정술을 받으며 산재 장해 6급 판정을 받으셨던 분입니다.
20년 후, 의뢰인께서는 70세를 바라보는 나이에 이번에는 수술하지 않았던 요추 2-3번 마디에 심한 추간판 탈출증이 찾아왔습니다.
통상적으로 장기간 경과했고 이전 수술 부위와도 다르며, 퇴행성 변화가 동반된 경우였기에 자연경과로 보아 인정받기 어려운 상황이었죠.
그럼에도 저는 집요함으로 숨겨진 산재의 연장선을 증명하였고, 그 결과 재요양 승인을 이끌었습니다. 어떻게 제가 승인을 이끌었는지 오늘 글에서 풀어보도록 하겠습니다.
<허리디스크 산재 승인 사례들> - 허리디스크 산재처리 후기, 퇴행성을 업무관련성 입증하여 보상받은 사례 - 허리디스크 산재 신청, 보상금 장해급여와 휴업급여로 5,000만 원 돌려드린 사례 - 쿠팡맨의 허리디스크, 산재로 인정받을 수 있습니다. |
'퇴행성'이라는 벽을 넘어 '구조적 악화'를 입증하다.
① 공단의 논리 "당연히 퇴행성"
요추 추간판 탈출증 산재 신청에서 큰 걸림돌은 대부분 '퇴행성'입니다.
특히 의뢰인께서는 수술을 한 지 20년이 경과했고, 상병 부위마저 기존 수술 부위(3-4-5번)가 아닌 윗마디(2-3번)이었기에 공단은 이를 '개인적 질환'으로 치부할 명분이 충분했습니다.
승산이 낮다고 판단할 수 있었던 상황, 하지만 저는 포기할 수 없었습니다. 20년 전 의뢰인의 허리에 박힌 금속 내고정물이 지난 세월 동안 그 윗마디(2-3번)에 어떤 영향을 끼쳤을지 잘 알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② 의학적 핵심, 인접 분절 증후군
저는 이번 사건의 핵심을 '인접 분절의 과부하'에 두었습니다. 척추는 마디마디가 유기적으로 움직이며 하중을 분산하는데요. 그런데 의뢰인께서는 2006년 수술로 3-4-5번 마디를 금속으로 단단히 고정했고 그 마디들은 움직임을 잃게 됩니다.
결국 허리를 숙이거나 돌릴 때 발생하는 모든 운동량과 하중은 고정되지 않은 '요추 2-3번'으로 집중될 수밖에 없습니다. 이것이 바로 '인접 분절 증후군'입니다.
저는 요추 2-3번 마디가 퇴행하는 것은 노화가 아니라 기존 산재 수술로 인한 필연적인 결과라는 논리를 세웠습니다.
③ 집요한 입증 과정과 소견서 확보
저는 신경외과 전문의와 수차례 면담을 진행하며 논리를 다듬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생체역학적인 관점에서 왜 2-3번이 터질 수밖에 없었는지를 증명하는 자료들을 수집했습니다.
그렇게 전문의를 설득한 끝에 "고정술 이후 해당 분절의 운동성 소실이 인접 분절인 요추 2-3번에 부하를 가중시켰고, 이것이 퇴행을 가속화시켜 추간판 탈출증을 유발했다"는 명확한 인과관계를 소견서에 담아냈습니다.
2026년, 재요양 승인을 받다
근로복지공단은 저희 측의 주장을 받아들여, 요추 2-3번의 상병을 '기존 승인 상병의 구조적 영향에 따른 악화'로 인정했습니다.
2026년, 재요양 승인 통지가 내려진 순간이었습니다.
20년 전의 사고가 현재의 고통과 연결되어 있음을 국가로부터 공식적으로 인정받은 것이며, 의뢰인은 이제 다시 산재 보험의 테두리 안에서 정당한 보상과 요양을 받으실 수 있게 되었습니다.
많은 산재 피해자분들이 "장해 보상을 받았으니 이제 끝났다"고 생각하거나 "시간이 너무 오래 지나서 안 될 것"이라며 포기하십니다.
하지만 10년, 20년이 지났어도 과거의 상처가 오늘의 고통을 유발했다면, 그것은 산재입니다.
이번 재요양 승인 사례는 '포기하지 않는 집요함'과 '정확한 의학적 이해'가 결합했을 때 어떤 결과를 만드는지 보여줬다고 생각하는데요.
만약 여러분께서도 과거 허리 수술을 받으셨고, 지금 그 주변 마디에 새로운 통증이 시작되었다면 "나이가 들어서 그렇겠지"라며 스스로 결론 내리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여러분의 잃어버린 권리, 저 강가을 노무사가 끝까지 찾아드리겠습니다.